한국공항공사 임시자회사인 KAC공항서비스가 직무급을 중심으로 직능·역할급을 혼합한 임금체계를 적용한다. 회사는 "하후상박 방식으로 노동자 다수의 임금이 인상됐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공항공사는 지난해 말 계약이 만료된 용역업체 노동자들을 올해 1월1일부터 KAC공항서비스에 고용했다.

1일 <매일노동뉴스>가 입수한 KAC공항서비스 보수표에 따르면 회사는 노동자 566명을 △공항운영 분야 △시설관리 분야 △보안·방재(소방구조·조류퇴치) 분야 △미화 분야 등 4개 직종으로 나눴다. 직종마다 기본 직무급을 지급하고, 여기에 하는 업무·직급에 따라 역할급과 직능급을 더한다.

시설관리 분야 직무급은 163만원이다. 총괄책임자부터 초급기술자까지 12개 직급에 따라 역할급(0~147만원)을 주고, 다시 시설관리자·시설감독자·시설실무자로 구분해 직능급(기본 5만~7만원)을 지급한다. 연간 약 160만원의 성과급도 준다.

공사 노·사·전문가협의기구가 최근까지 검토한 내용을 바탕으로 설계한 임금체계다. KAC공항서비스에 따르면 새로운 임금체계를 적용하면 노동자 566명 중 13명을 제외한 553명의 임금이 오른다. 지난해 대비 평균임금이 20만원(7.85%) 정도 오른다. 임금이 낮아진 13명은 모두 현장소장급 관리자다. 회사는 새 임금안을 적용하기 위해 14억2천만원을 추가 투입한다.

KAC공항서비스 관계자는 “기존 17개 업체로 나뉘어 있던 직원들의 임금체계를 하나로 정리하기가 쉽지 않았다”며 “지난해 대비 임금저하가 발생하지 않고 올해 최저임금 기준을 만족시키는 방식으로 급여를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KAC공항서비스는 “급여 수준이 낮았던 하위직급 직원들의 임금이 많이 인상됐다”며 “임금을 하나로 정리하는 과정에서 임금이 낮아지는 경우가 발생해 직능급으로 급여를 보전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해당 임금안을 적용한 3월 임금과 1~2월 임금 소급액을 이달 10일 지급한다.

노동계에서는 비판도 제기된다. 가장 낮은 직무·직능·역할 등급의 한 달 급여가 올해 최저임금(157만3천770원) 수준이라는 주장이다. 보수표에 따르면 직능 1등급, 역할 10등급인 환경미화원의 한 달 급여는 165만원(수당 제외)이다.

권용희 민주일반연맹 정책실장은 “임금 하향평준화를 야기하는 행정안전부 직무급제와 비슷한 안”이라며 “정규직과 임금격차를 해소하는 방식으로 가는 것이 문재인 정부가 말하는 좋은 일자리라는 점에서 아쉽다”고 말했다.

손경희 공공연대노조 서울경기지부 강서지회장은 “회사는 아직 노동자들에게 해당 임금 보수표도 공개하지 않았다”며 “노동자들이 임금명세서를 받아도 무슨 기준으로 받게 되는지 모르는 상태”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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