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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연봉 7000? 단지 고용안정 원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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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공공연대 댓글 0건 조회 370회 작성일 20-11-30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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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톨게이트 요금수납원 이명금 공공연대노조 부지회장

휴가철, 평소보다 더 많은 차량이 오가는 서울요금소 옥상에 평균 나이 50대인 여성 35명이 올라가 있다. 지난 6월 30일 새벽 올라간 이들은 잦은 폭우와 무더위에도 한 달 넘게 그곳에 있다.

한국도로공사(이하 도로공사)가 한국도로공사서비스(자회사)를 만들어 전국 요금소 354곳의 통행료 수납업무를 맡게 하는 과정에서 해고된 요금수납원 1500명을 대표해, 이들은 도로공사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싸우고 있다. 다른 이들은 청와대 앞에서 노숙시위 중이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는 1일, 서울요금소 옥상에 있는 이명금 공공연대노조 부지회장을 인터뷰했다. 2009년부터 11년째 요금수납원으로 일하다 이번에 해고된 그는 인터뷰 도중 몇 번씩 울먹이며 현재 옥상 상황과 고용안정을 바라는 심경을 전했다.

그는 옥상에는 올해 정년을 맞는 이도 있다며, “정년인 그분은 안 해도 될 싸움인데 힘 하나라도 더 보태서 직접고용을 이루게 하려고 함께한다”고 말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 서울요금소 옥상에 오른 지 한 달이 넘어간다. 그동안 무더위와 폭우가 이어졌는데, 위의 상황은 어떤가?

<이명금 지회장> : 오늘 새벽까지 바람도 많이 불고 장대비가 쏟아지다 그치기를 반복하고, 낮부터는 무더위가 시작돼 걱정이다. 더울 때는 여기 온도가 48도까지 올랐다. 우리가 있는 곳이 톨게이트 옥상이라 방수용 고무판이 설치돼 있는데, 고무판이 열을 받으면 발을 대기가 힘들 정도로 무척 뜨겁고 열이 올라온다.

옥상에 시커멓게 쌓였던 매연도 우리 몸으로 다 닦였다. 또 화장실이 없어서 우리가 방법을 만들어서 쓰는데, 생활공간 멀리에 두다 보니 밤에 비바람이 몰아칠 때는 갈 수가 없어 아침까지 참기도 한다. 열악한 곳이라 적응하느라 많이 힘들었고, 다들 중년층이라 몸이 여기저기 아프고, 허리나 관절에 무리가 와 증세로 나타나고 있어, 건강이 가장 걱정된다.

<지금여기> : 처음에 42명이 올라갔는데 지금 위에는 몇 명이 있나?

이명금 : 지금 35명이 있다. 중간에 건강이 너무 나빠져 응급으로 몇 명이 내려갔다. 당뇨나 혈압 등은 관리가 어려워 의료진이 내려가야 한다고 했지만, 정작 본인들은 올라온 이상 끝까지 버티겠다고 했다. 하지만 동료들은 그게 아니지 않나. 여기 있으면 큰일 난다고 설득해서 내려보냈다. 여기 올라온 것도 살려고 올라온 것 아닌가.

<지금여기> : 해고와 동시에 고공농성에 들어섰다. 무엇이 가장 힘든가?

이명금 : 억울한 것이 많다. 올해가 입사 11년째다. 도로공사 관리감독 아래 열심히 일했고, 회사에서 하라는 대로 몸 바쳐 성실이 직장생활을 했다. 우리 요금수납원은 고객을 상대하는 현장에서 일하다 보니 마치 총알받이와 같다. 그런 우리 수납원들을.... 한두 명도 아니고 1500명이나 대량으로 집단 해고했다는 것을 인정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말을 하며 이명금 부지회장은 울먹였다.)

고객을 상대하다 보면 억지 부리거나 화낼 일이 아닌데도 큰소리부터 내며 화내는 이가 많다. 사실 그런 상황에서 우리도 사람인지라 같이 화내고 싶을 때도 있다. 그러나 어쩔 수 없이 참는다. 그러다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1년마다 재계약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재계약을 못 할 수도 있다는 것, 비정규직이라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지금여기> : 한국도로공사 요금수납원은 2009년까지는 정규직이었다. 그러다 당시 이명박 정부의 공공기관 선진화 정책으로 용역업체 하청직원이 됐다. 그 과정에서 무엇이 달라졌나?

이명금 : 직영 정규직이었다고 하는데, 저는 직영에서 용역업체 하청으로 바뀌던 그해에 입사했다. 직영으로 일했던 이들 이야기를 들어 보면, 그때는 임금도 정상적으로 받았고, 지금보다 많이 받았다고 한다.

당시 도로공사가 요금수납을 외주에 맡길 때, 공개입찰이 아닌 도로공사 퇴직자들과 수의계약을 맺었다. 5-6년이란 계약기간 동안 퇴직자들에게 영업소 하나씩을 맡겨 먹고 살게 해 준 것이다. 도로공사가 영업소를 외주업체로 만들고 앉힌 사장들이 수의계약금도 중간에서 다 떼먹었다. 그렇게 해도 계약은 유지되니까.

우리가 적절한 임금을 받도록 도로공사가 외주업체인 영업소를 제대로 관리, 감독해야 하는데도 영업소 사장들이 중간에서 수익을 떼먹어도 묵인했다. 영업소 사장들이 노동자의 몫을 갈취한 것밖에 안 된다. 우리는 이를 알면서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랐고 당시에는 노조도 없었다.

정규직이나 하청일 때나 일은 똑같은데 월급은 적다. 사실 일이 힘들어도 월급이라도 많으면 위안이 되는데, 중간에서 다 떼먹고 우리 월급은 최저임금 밖에 안 되니까 많이 억울했다. 작년에 자회사 정규직화 이야기 나오면서 회사가 자회사 설명을 할 때 우리 월급이 290만 원이란 소리가 나왔다. 우리는 그만큼 받은 적도 없고, 20년을 근무해도 받기 어려운 액수다. 연장을 두세 번 뛰어도 겨우 200만 원이 될까 말까 한 최저임금 수준인데, 290만 원을 받았다는 것은 말이 안 되지 않나.

<지금여기> : 도로공사는 자회사로 전환하면서 처우를 크게 개선했다고 말한다. 이를 어떻게 보는가?

이명금 : 자회사 정규직이라면서 승진이나 인센티브 등을 준다고 하지만 우리는 달라지는 것은 없다고 본다. 요금 수납원 업무의 체계를 봐서는 승진이라는 자체가 의미 없고 승진이 쉽지도 않다. 간혹 자회사 센터에 들어가는 이들도 있는데, 모두 도로공사에 인연이나 뒷배가 있는 사람들 몇뿐이다. 수납소 현장에 있던 이가 들어가는 일은 거의 없다. 자회사는 여러 용역업체를 하나로 묶은 것밖에 안 된다. 말만 정규직인 것을 우리는 선택할 수 없었다.

스마트톨링 본격 도입되면 요금수납원 대량 해고 불 보듯 빤해

이명금 부지회장은 자회사가 고용안정을 보장하지 않는다고 걱정했다. 특히 스마트톨링이 본격 도입되면 요금수납원은 또다시 대량 해고를 맞을 것이라 봤다. 스마트톨링은 무정차 수납 시스템으로, 정부는 기존의 톨게이트 영업소를 없애고 스마트톨링을 도입해 고속도로 소통을 원활히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일부 민자고속도로 구간에서 시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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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과 7월에 걸쳐 자회사 고용에 반대하며 직접고용을 요구한 요금수납원 1500명이 해고됐다. (사진 제공 = 이명금)

<지금여기> : 도로공사 직접고용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이명금 : 직접고용 하면 해고하기 어렵고, 자회사로 가면 해고가 쉬워진다. 우리가 근로자지위확인 소송 1,2심 이겼는데, 도로공사가 이를 이행해 요금수납원 전원을 직접고용하면 그동안 임금차액을 다 지급해야 한다. 도로공사는 이를 피하려고 우리를 자회사로 몰아넣었다.

또 2023년까지 스마트톨링이 전면 도입된다. 이미 시스템은 다 됐고 시행만 남겨 둔 상황이다. 그렇다면 몇 년 뒤 우리 일자리가 없어진다. 정부는 요금소에 한 차로만 남기고 모두 자동화한다고 하고, 도로공사는 모두 없앤다고 하는데, 못해도 2000-3000명은 잘릴 것이다. 경영상 문제로 해고한다고 하면 우리가 어디 가서 하소연하겠나. 잘리면 그만인데, 그것을 알면서 자회사로 갈 수는 없다.

직접고용 요구에 대해 7000-8000만 원 버는 도로공사 정규직 해 달라는 것으로 아는 이들도 있는데, 우리는 그런 욕심을 내는 게 아니다. 지금까지 일했던 상태 유지하면서 고용안정만 해 달라는 것인데 오해받는 것에 억울함도 있다.

자회사로 간 요금수납원들은 대법원에서 승소 판결이 나도 직접고용을 요구할 수 없다. 자회사로 갈 때 도로공사는 승소하더라도 자회사 근로조건에 동의하며, 자회사 전환의 효력은 유지된다는 내용의 계약을 맺게 했다.

우리는 힘든 길인 것을 알지만 우리 권리를 찾기 위해 이곳에 올라왔다. 지금 남은 1500명은 한마음으로 끝까지 버틸 것이다. 도로공사는 우리가 해고되기 한 달 전에 자회사에 동의하지 않는 동료들을 먼저 해고했다. 자회사로 가지 않으면 해고된다는 것을 보여 준 것이다. 이 때문에 실제로 몇백 명이 자회사로 가기도 했다. 현실로 다가오고 생계도 있고 하니까 자회사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자회사로 몰아넣기 위해 해고라는 꼼수를 쓴 것이다.

<지금여기> : 누구나 이용하는 톨게이트, 휴가철이라 평소보다 더 많은 이들이 오가는데, 이들에게 말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이명금> : 아침에 선전전 할 때 교통량이 많이 늘어난 것을 보니 휴가철이구나 싶었다. 휴가철에는 업무가 무척 많다. 10년 이상 일한 우리가 많은 욕심을 부리는 것이 아니다. 다만 고용안정을 바란다. 직장에서 잘릴 것을 예상하고 일하면 불안하다. 안정된 직장에서 일하고 싶은 것뿐이다. 우리 중에는 가장도 많아서 생활고에 시달리는 분들도 있다. 내 형제자매라고 생각해 주면 좋겠다. 하나 더, 비정규직이 이 나라에서 없어지면 좋겠다. 그래서 우리 자식들이라도 비정규직 없는 세상에서 살게끔 해 주고 싶다. 평등하고 고용불안 없는 직장에 다니고 싶다.

한편, 이날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조합원 대표들과 도로공사가 공식 만난다면서, “앞으로 필요에 따라 공동교섭과 개별교섭을 유동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밝혔다.

이어 그는 도로공사의 자회사 운영 입장에는 변함이 없고, 자회사 전환과정에서 자회사에 동의하지 않는 요금수납원에게 강요와 협박을 했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서는 “자회사로 전환하는 이들에게 혜택을 준 것은 사실이지만 강요와 협박은 처음 듣는 내용이며, 대법원 판결에 따라 직접고용을 하게 돼도 수납업무를 부여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현재 해고된 이들은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에 각각 소속돼 있고, 노조 쪽은 도로공사에 공동교섭을, 정부에는 사태 해결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김수나 기자 ssuk316@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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