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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인터뷰] 우리가 7·3 총파업에 나선 이유 “이것만큼은 차별하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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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공공연대 댓글 0건 조회 411회 작성일 20-11-30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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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3일 서울 광화문 인근 곳곳에서 “비정규직 차별 철폐하라” 구호가 울려 퍼졌다. 3만5천여 학교 비정규직들의 외침 외에도, 2만명에 가까운 또 다른 공공부문 비정규직들의 외침도 더해졌다.

학교 비정규직들의 집회가 열리는 광화문 광장 중앙무대 바로 옆 정부서울청사 앞에선 아이돌봄 노동자들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고, 근처 국립현대미술관 앞에선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비정규직(무기계약직·공무직 등) 노동자들의 차별 철폐 촉구 목소리가 나왔다.

3일 사전대회를 마친 민주노총 문체부 교섭연대 노동자들이 광화문 본대회 장소로 행진하고 있는 모습.
3일 사전대회를 마친 민주노총 문체부 교섭연대 노동자들이 광화문 본대회 장소로 행진하고 있는 모습.ⓒ민중의소리

“왜 육아휴직·자녀돌봄시간은 공무원만?”
“왜 경력은 공무원만 인정해주나?

이날 오후 2시쯤 국립현대미술관 앞에서 열린 ‘비정규직 차별 철폐! 처우개선 예산확보! 민주노총 문체부 교섭연대 총파업대회’에서 신현우(38) 국립중앙박물관 경비 노동자와 박문용(54) 한국예술종합학교 사무행정직 노동자를 만났다.

이곳 집회엔 이들이 속한 기관의 비정규직뿐만 아니라, 국립중앙도서관, 국립국악원, 국립오페라합창단 등에서 일하는 공공부문 비정규직들이 참여했다. 사업장이 많다 보니, 노조도 여러 곳이었다. 민주노총 산별연맹 중 공공운수노조·민주일반연맹·대학노조 산하 노조들이 참여하고 있었다.

이들이 한자리에 모인 이유는 사용자가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라는 공통점 때문이다. 이들 노조는 기관별로 단체협상을 벌이는 과정에서 고용노동부의 유권해석 등을 통해 문체부가 사용자임을 확인받았다. 이에 지난해 10월 3개 연맹 내 노조들이 뭉쳐서 ‘민주노총 문체부 교섭연대’(이하, 교섭연대)를 꾸리고 문체부와 단체교섭에 나섰다.

교섭연대의 구체적 요구는 노조별·사업장별로 조금씩 달랐으나, 주된 요구는 ‘차별적으로 적용받던 처우를 개선해 달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문체부는 교섭 내용이 기획재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할 사안이라, 대부분 수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교섭 결렬과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절차 등을 거쳐 파업에 이르게 됐다.

이날 만난 노동자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한 내용은 육아휴직·자녀돌봄시간, 그리고 경력 문제였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5년가량 용역 경비로 일 해오다가 최근 공무직으로 전환된 신현우 씨는 “같은 부서 내에서도 공무원은 모성보호법을 적용해서 육아휴직이나 자녀돌봄시간을 가질 수 있는데, 또래의 아이가 있는 공무직은 이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며 “이건 분명 잘못된 지점”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14년가량 계약직으로 일해 왔으며, 지난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됐다는 박문용 씨는 “공무원이나 정규직들은 군대 경력이나 유사 경력까지 모두 경력으로 인정해준다. 반면, 우린 기간제 직원으로 일했던 경력조차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한탄했다. 이어 그는 “외부에 있을 때 경력을 인정해 달라는 것도 아니고, 학교에서 일했던 경력을 인정해 달라는 건데, 왜 그것도 못하겠다는 것인가”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3일 광화문 정부청사 앞에선 진짜 사용자 여성가족부 규탄 및 전국 아이돌보미 처우개선을 위한 총파업 대회가 열렸다.
3일 광화문 정부청사 앞에선 진짜 사용자 여성가족부 규탄 및 전국 아이돌보미 처우개선을 위한 총파업 대회가 열렸다.ⓒ민중의소리

돌봄 노동자의 호소 “줬다 뺏어가진 말아 달라”

이날 정부청사 앞에서 열린 아이돌보미 총파업 대회에선 13년 동안 아이돌보미로 일해 온 오주연(53) 씨를 만났다.

아이돌봄이란, 만 12세 이하 아동을 둔 맞벌이 가정 등에 아이돌보미가 직접 방문해 아동을 안전하게 돌봐주는 서비스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일정 소득 이하 가구에 아이돌봄 서비스 전부 또는 일부를 지원하고 있다.

오 씨의 경우, 다른 아이돌봄 노동자들보단 일이 많은 편으로, 세 가정에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오전 6시쯤 일어나 7시부터 9시까지 첫 번째 집에서 돌봄 일을 하고, 잠시 쉬다 다시 두 번째 집으로 이동해 3시30분부터 5시30분까지 아이를 돌본 뒤, 곧바로 세 번째 집으로 이동해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식이다.

오 씨는 본인이 하고 있는 일에 자부심이 컸다. 그는 “‘애들이 나중에 어떻게 클까’, ‘내가 아이의 성장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등의 생각을 하며 일한다. (그래서 그런지) 초등학교 고학년이 된 애들은 ‘선생님, 선생님’ 이러면서 우리 집에 한 번씩 놀러 온다”고 활짝 웃으며 말했다.

일에 대한 자부심은 컸지만, 고된 점도 없지 않았다. 그는 “갈 때마다 애들에게 모든 힘을 쏟게 된다”며 “그래서 마지막 집 부모님께는 ‘혹시 지쳐서 올 수도 있으니 이해해 달라’고 양해를 구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10년 넘게 어린아이들을 돌보는 일을 하다 보니, 골병이 들기도 했다”며 “현재도 테니스 엘보우로 고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조차 아이를 돌보는 즐거움으로 잊는다고 했다.

(그에게 진짜) 문제는 지나치게 낮은 처우였다. 이날 아이돌보미 총파업대회를 주최한 공공연대노조에 따르면, 아이돌보미의 노동형태는 단시간 노동인데다, 시급은 최저시급이다. 특별한 복리후생도 없다. 그나마 받던 출장여비와 활동지원비도 다시 끊긴 상태다.

이에 공공연대노조 아이돌보미분과는 아이돌봄 사업을 주관하고 있는 여성가족부(이하, 여가부)에 교섭을 요구했다. 하지만 여가부는 이를 거절한 것으로 전해진다.

공공연대노조 관계자는 “아이돌보미들의 시급, 근무방법, 복리후생, 채용조건, 징계조건, 유급휴일 등 근로 및 고용조건을 여성가족부가 결정하면서도, 직접사용자가 아니라며 교섭을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아이돌봄 노동자들은 총파업대회를 통해서라도 이 문제를 알리고자 한 것이다.

집회에서 이성일 공공연대노조 위원장은 현재 상황과 관련해 “우리가 센터에 가서 시급을 올려 달라고 하면, 여가부로 가라 하고, 여가부를 찾아가서 말하면 기획재정부 때문에 안 된다고 한다. 기획재정부에 가면 다시 여가부로 가라 한다”며 “모든 비정규직 처우 개선 문제가 이렇게 막혀 있다. 이러니까 3자 대면이 필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문체부 교섭연대와 아이돌보미 노조는 사전 총파업 대회를 마친 후, 광화문 광장으로 이동해 다른 공공부문 비정규직 대오와 결합해 본대회를 이어갔다. 이들은 본대회를 통해 처우개선과 함께 기획재정부·행정안전부·고용노동부가 모두 참여하는 안정적 노정교섭 틀 마련 등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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