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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1인당 한 끼 식사비 1100원꼴, 식당도 없어 사무실 바닥에서 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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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공공연대 댓글 0건 조회 391회 작성일 20-11-27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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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고’ 킨텍스, 비정규직 점심 반찬은 김치와 김뿐

옥기원 인턴기자
입력 2014-02-22 02:21:50l수정 2014-02-22 10:48:48
별도의 식당이 없어서 킨텍스 비정규직 직원이 사무실 구석에 앉아 식사하고 있다.

별도의 식당이 없어서 킨텍스 비정규직 직원이 사무실 구석에 앉아 식사하고 있다.ⓒ민중의소리

킨텍스에서 제공하는 반찬은 김치와 김뿐입니다. 마땅히 식사를 할 공간도 없어 사무실 바닥에 앉아 식사를 합니다.
21일 고양시 일산 킨텍스(KINTEX) 1전시장 지하에서 만난 전기팀 비정규직 직원 4명은 사무실 바닥에 앉아 점심을 해결하고 있었다. 밥 한 공기에 배추김치, 김, 삶은 달걀 한 개가 킨텍스 측이 이날 배식한 점심식사 메뉴였다. 

전기기사 최 모씨(35)씨는 “원청인 킨텍스에서는 이 정도도 감사하고 먹으라고 한다. 자신들이 안 써도 될 비용을 비정규직 배려 차원에서 지출하고 있다는 입장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전기팀 같은 경우는 혼자 사는 직원이 많다. 유일하게 밥을 챙겨먹을 곳이 회사인데 이런 부실한 식사를 먹으면서 건강이 나빠졌다. 식당에서 점심을 사먹기도 부담이다”라고 했다.

전기팀 직원 김 모씨(40)는 밥이 담긴 철제식기 뚜껑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뚜껑이 벌겋게 녹슬어 있었다. 그는 “부실한 식사뿐만 아니라 위생상태도 좋지 않아 ‘이 밥을 먹고 살 수 있을까’라고 생각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킨텍스 비정규직 직원들이 배식받는  식기 곳곳에 녹이 슬어있다.

킨텍스 비정규직 직원들이 배식받는 식기 곳곳에 녹이 슬어있다.ⓒ민중의소리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국내 최고의 전시시설’ 킨텍스에는 정규직 직원 100여명과 비정규직 직원 270여명이 함께 일하고 있다. 

비정규직 270여명은 아이서비스라는 하청업체 소속이다. 이들은 미화팀(90여명), 보안팀(40여명), 주차팀(30여명), 기계팀(30여명), 전기팀(20여명), 안내팀(11여명), 방재팀(11여명), 통신팀(8여명), 건축팀(8여명) 등에 속해 근무하고 있다.

비정규직 직원 270여명의 식사를 만들고 배식하는 지하 간이식당의 시설은 열악했다. 대형밥통 5개와 몇 개의 테이블, 설거지를 위한 싱크대가 식당의 전부였다. 미화팀에서 파견된 2명의 여성 직원이 밥과 설거지, 배식을 담당하고 있었다.

부실한 식사 문제를 사측에 지속적으로 건의해왔다는 보안팀 차동수(36) 씨는 “간이식당에 가스시설도 못 들어와 김, 장아찌 같이 비닐로 포장된 인스턴트 식품을 주로 배식한다”며 “가스시설이 들어오면 위생법상 영양사를 고용해야 하기 때문에 비용 절감을 위해 조리가 필요 없는 밥과 인스턴트 반찬만 제공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킨텍스가 비정규직 직원들에게 부실한 식사를 제공하게 된 배경은 구내식당이 폐쇄된 2011년 말로 거슬러간다. 당시 구내식당 입주 업체는 식수 인원이 적어 수익이 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킨텍스 측에 지원금 인상을 요구했지만 킨텍스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결국 식당이 폐쇄됐다는 것이 직원들의 설명이다. 과거 구내식당 자리는 현재 직원 편의시설(헬스장)이 들어서 있다.

차동수씨는 “킨텍스 측이 구내식당을 폐쇄하는 조건으로 직원들에게 매월 5만원씩을 지급했지만 점심을 해결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비용이었다”며 “식당 폐쇄 이후 직원들은 편의점에서 빵으로 끼니를 때우거나 굶기가 일쑤였다”고 말했다.

이어 “미화팀 100여만원, 전기팀 130여만원의 월급으로 한 끼에 7~8천원하는 식사비와 야근의 간식비를 감당하기 벅차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킨텍스의 한 관계자는 <민중의소리>와 전화통화에서 “우리는 점심을 굶는다는 직원들의 건의가 들어와 복지차원에서 기본적인 식사를 배급한 것”이라며 “이미 5만원의 식대를 지급한 상황에서 별도의 식사까지 제공하는데도 왜 건의가 들어오는지 모르겠다”고 항변했다.

이어 “올해 1월부터 1식 4찬의 식사를 제공하고 있고, 향후 직원들이 식사 할 수 있는 별도의 공간 마련도 계획 중”이라고 설명했다.

21일 배식된 점심 메뉴는 밥과 김치, 김이었다.

21일 배식된 점심 메뉴는 밥과 김치, 김이었다.ⓒ민중의소리


킨텍스 비정규직 점심값은 1100원

작년 12월 26일에 공고된 ‘2014 KINTEX 통합 용역사 지원을 위한 부식구매’ 입찰 공고에 따르면, 계약업체는 총 5300여만원을 받고 킨텍스에 조미김, 오징어젓갈, 마늘장아찌 등 20여개의 품목들을 올해 상반기 6개월 동안 납품한다.

270명의 직원들이 6개월 동안 5300만원으로 식사를 해결한다고 가정할 때, 1인당 한 끼 비용은 1100원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이는 킨텍스 측 관계자도 인정하고 있다.

킨텍스 비정규직 노조(공공비정규직노조 서울경기지부) 관계자에 따르면 “하청업체인 아이서비스 측은 식사 문제를 추가로 해결할 금전적 여유도 없고, 식당을 마련하거나 할 권한도 없다”며 “원청인 킨텍스가 비정규직의 식사 문제를 해결할 열쇠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차동수 씨는 “한해 500억원 이상의 수익을 내는 우리나라 최대 박람시설인 킨텍스가 직원들에게 한 끼 식사비로 지출하는 비용이 고작 1100원이다”라며 “직원들의 최소한의 복지를 위해서라도 사측은 구내식당 재입찰에 힘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른 아침부터 때론 늦은 밤까지 시설을 유지·관리하고 각종 전시와 공연을 지원하는 킨텍스 비정규직 노동자들. 점심 한 끼라도 따뜻한 국물에 밥을 먹고 싶다는 이들의 소박한 꿈이 과연 언제쯤 이뤄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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